"“학교 짓자” 교사들이 서명운동

관리자 0 5,617 2016.12.22 18:08
"“학교 짓자” 교사들이 서명운동

고양 화정2동 3개 초교 과밀화 심각
교사들 “최소 1~2개 더 필요”집단움직임

“열악한 교육환경에서 힘겹게 공부하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 이제 교사들이 직접 나설 때입니다.”

학교부족과 불합리한 학구문제까지 겹쳐 학생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경기 고양시 화정지구의 학교시설 확충을 위해 일선 교사들이 팔을 걷고 나섰다.


◇ 발단=1만2천여가구가 입주한 고양시 덕양구 화정2동에는 4~5개의 초등학교가 있어야 하지만, 현재는 화정·백양·지도 등 3개 초등학교가 고작이다. 때문에 56학급 2499명의 학생들이 다니는 화정초교는 학급당 학생수가 44.62명에 달해 포화상태고, 지도초교도 2263명이 재학중이어서 학급당 학생수는 44.37명에 이른다.

따라서 화정동 별빛마을 학생 대부분이 다니는 화정초교는 더이상 학생을 받지 못할 지경이어서 같은 마을 10단지 주민 자녀는 1㎞가량 떨어진 26학급 1048명 규모의 백양초교(40.30명)로 다니는 불편을 겪고 있다. 이에 10단지 주민들은 지난해 말부터 학구조정을 요구하는 민원을 내고 있지만, 같은 마을 7~9단지 주민들은 과밀학급 부작용을 심화시킬 수 있다며 반발하고 나서 학부모들 사이에 갈등을 빚었고 교육청은 올해 1월 ‘통학구역 조정회의’를 열어 10단지 주민들의 민원을 백지화시켰다.


◇ 교사들 움직임=전교조 고양 초·중등지회는 어린 학생들이 러브호텔 밀집지역을 지나 먼거리를 통학해야 하는 불편과 학급 과밀화를 막기 위해 초등학교를 더 지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교사 4천여명을 상대로 서명운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교사들은 화정지구 안에 학교 터가 없는 점을 감안해, 고양경찰서 옆 아이스링크장으로 임시 사용되고 있는 공공용지(3300여평)를 학교 터로 활용하는 방안을 내놨다. 전명기 전교조 고양 초등지회장은 “학교시설이 확충되지 않으면 과밀학급과 먼거리 통학을 피하기 위한 위장전입 등의 악순환만 되풀이될 것”이라며 “학부모들과도 연계해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당국 입장=고양교육청은 교사들 주장에 대해 ‘가능하기만 하면 누가 마다하겠느냐’는 자세다. 교육청쪽은 “학교부족 문제 등으로 이미 교사들이 제기한 터를 토지공사에 학교용지로 팔 것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김홍근 고양교육청 관리국장은 “학교 터로 거론된 땅은 토지공사가 상업지구로 만들어 인근을 모두 분양했기 때문에, 학교가 들어서면 분양받은 상인 등의 반발을 견뎌낼 수 없어 매각이 불가능하다는 게 토지공사 쪽의 답변”이라고 덧붙였다. 때문에 교육청은 “현재로선 학교를 더 지을 수 없는 형편이이서,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할 처지”라고 말했다.

고양/김기성 기자 rpqkf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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