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한겨레신문 | 작성일 | 2011-08-25 | 조회수 | 1549 |
제 목 | ‘100억짜리 오금천 정비’ 물난리만 불렀다-한겨레신문 | ||||
"LH, 고양 삼송지구 등 물길 막아 조경·수로 공사 지난 호우때 피해 속출…“애초 인공물 설치 부적합” 유지·보수비 큰 부담…시 “자연하천 원상회복 요구”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삼송지구 택지개발사업을 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100억원을 들여 한강 지류 ‘오금천’에 설치한 제방이나 조경석 등이 지난달 집중호우 때 크게 훼손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환경 전문가들은 “하천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 설계로 자연형 하천이 망가졌다”며 원상 복구를 촉구했다. 24일 삼송지구를 가로지르는 오금천 정비공사 현장을 둘러보니, 오금천 물길에 좁은 수로를 만들려고 쌓은 조경석들이 제멋대로 나뒹굴고 있었고, 식생 매트로 쌓은 제방과 벽돌로 가꾼 둔치 등이 부서지거나 내려앉아 처참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반면 정비공사를 아직 시작하지 않은 하천 구간에서는 자갈·모래톱 사이로 풀이 자라고 물이 넓게 퍼져 흐르는 원형 상태가 유지되고 있었다. 고양시 오금동에서 발원해 한강 지류인 공릉천에 합류하는 길이 4.01㎞, 너비 20~48m의 오금천은 평소에는 유량이 많지 않지만, 하천의 경사도가 심해 집중호우나 장마 때는 유속이 빨라 제방 안에 인공시설물을 설치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하천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그런데도 토지주택공사는 경기도의 하천기본계획에 따라 2.8㎞ 구간에 조경석과 콘크리트로 너비 2~3m의 좁고 반듯한 수로를 만들어 물길을 가둬놓았다. 또 강둑 안쪽 물길 옆에 벽돌을 쌓아 둔치를 만들고 제방을 쌓는 공사를 하고 있다. 박평수 고양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장은 “하천 둑 안쪽은 불어난 물이 흐르는 공간으로, 인공시설물을 설치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오금천 정비공사 실시계획 인가를 내준 고양시도 뒤늦게 공사 시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김영덕 고양시 생태하천과장은 “토지주택공사가 사업을 마치고 2년쯤 뒤 떠나고 나면 집중호우 때마다 복구 비용을 고양시가 떠안아야 한다”며 “시설물이 훼손·유실되지 않도록 보완하고, 하류 쪽은 물길이 자연스럽게 흐르도록 시정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김윤숙 고양시의원(국민참여당)도 “많은 예산을 들여 하천을 오히려 망가뜨리는 한심한 공사를 벌이고 있다”며 “더 늦기 전에 인공시설물들을 걷어내고 자연형 하천으로 원상 복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형희 토지주택공사 현장소장은 “토지주택공사가 임의적으로 공사한 것이 아니라 경기도의 하천기본계획 기준에 맞춰 심의를 거친 뒤 착공한 것”이라며 “공사를 변경하려면 경기도와 다시 협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도가 관리를 맡고 있는 지방2급 하천인 오금천의 정비공사 공정률은 현재 69%로, 2만2000가구의 삼송지구 입주에 맞춰 내년 상반기 완공될 예정이다. 고양/글·사진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