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 뜨거운 환경의 날, 녹색의 위기"

관리자 0 5,504 2016.12.30 12:20

작성자 사무국 작성일 2009-06-06 조회수 1343
제 목 "낯 뜨거운 환경의 날, 녹색의 위기"
"○ 오늘은 제 38회 세계환경의 날이다. 1972년 ‘하나뿐인 지구’를 주제로 열린 세계 환경회의를 기념하여 제정된 환경의 날은, 환경 보전을 위한 국제적인 협력과 지구인의 인식 증진을 목적으로 각국에서는 다양한 기념행사를 벌이고 관련 정책을 점검한다. 그러나 올해 우리의 환경의 날은 그 어느 때보다도 암울하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 더욱 거세게 불고 있는 토목 광풍으로 온 국토가 난도질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 경제위기 극복과 투자활성화라는 미명 아래 현 정부는 가장 먼저 각종 규제들을 완화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최소한의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놓은 규제들이 환경부의 의도와 방관 속에 하나 둘, 해체의 수순을 밟고 있다. 그린벨트는 각종 개발 정책으로 2020년까지 현재보다 13%가 줄어들며, 우리나라 생태계의 마지막 보루인 국립공원은 자연공원법의 개정으로 케이블카 거리규정이 늘어나는 등 공원 내 개발이 촉진되고 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환경영향평가제도의 완화로, 사전환경성검토와 환경영향평가의 통합이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사전환경성검토로의 흡수통합은 제안된 개발 사업이 환경적으로 타당한지를 검토하는 사전환경성검토를 사실상 무력화시킬 것이다.

○ 이러한 반환경적 정책들을 정부는 허울뿐인 녹색으로 치장하고 있다. 특히 에너지 분야에서 원자력은 결코 녹색이 될 수 없다. 그럼에도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의 핵심에는 원전이 자리 잡고 있다. 현재 20기의 원전을 2030년까지 39개로 늘려, 현재의 35.5%의 원자력 발전비중을 59%로 늘린다는 것이 정부의 계획이다. 반면 신재생에너지는 2012년까지 4%, 2030년까지 11%로 보급한다는 낮은 전망만을 제시하고 있는 수준이다. 또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의 법제도도 후퇴하여, 국내 기후변화대책을 위해 마련되었던 ‘기후변화대책법안’은 ‘저탄소 녹색성장기본법안’에 밀려 폐지되었다. 그러나 이 법안은 원자력 육성과 기업의 소극적 탄소배출저감의 독소조항을 담고 있어 시급한 기후변화 문제에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다.

○ 우리의 강 역시 ‘강 살리기’라는 양의 탈을 쓴 강 개발 사업으로 위기에 처해있다. 한반도운하의 이란성 쌍둥이인 4대강 정비사업은 홍수와 가뭄에 대한 과장된 위기감을 조성하며 한강과 낙동강에 16개의 보를 건설하고 5.4억㎥의 하도를 준설할 계획이다. 그러나 물을 가두는 보 건설과 하천 생물의 기초 서식지를 파괴하는 하도준설은 절대 강을 살릴 수 없으며, 오히려 심각한 생태 파괴와 수질 오염을 일으킬 우려가 매우 크다. 또한 정부는 사업의 신속한 추진을 위해 환경평가를 축소하고, 상위계획인 낙동강유역치수계획 마저 4대강 사업에 짜 맞추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은 반대 의견을 무시한 채 찬성, 찬동 세력만을 포함하여 일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래 그동안 발전해왔던 환경 정책들은 민주주의의 후퇴와 궤를 같이 하고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정부는 반대 의견에 대한 조금의 의견 수렴도 없이 일방주의 노선만을 견지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민국의 ‘환경’은 극단적인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환경연합은 녹색으로 포장된 현 정부의 반환경적 정책들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고, 환경의 날을 맞아 환경과 사회에 대해 그동안 견지해온 오만한 자세를 버리고 겸허한 마음으로 다양한 높낮이의 목소리를 함께 듣길 요구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명박 대통령은 역대 최악의 반환경 토목 왕이라는 오명을 벗을 수 없게 될 것이다.

2009년 6월 5일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김석봉․이시재․지영선 사무총장 김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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