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고양시의 『물순환형 수변도시 제안 심사 참여 포기』논란에 대한 우리의 의견과 다짐

관리자 0 5,820 2017.01.02 14:42
작성자 고양환경연합 작성일 2010-08-10 조회수 1220
제 목 (성명서)고양시의 『물순환형 수변도시 제안 심사 참여 포기』논란에 대한 우리의 의견과 다짐
"고양시의 『물순환형 수변도시 제안 심사 참여 포기』논란에 대한
우리의 의견과 다짐

- 고양시의 제안 참여 포기 결정은 정당하다

- 고양시는 진정한 물 순환-하천 살리기에 매진하라

물 순환형 수변도시 조성사업 제안 심사에 참여를 포기한 최성 신임 고양시장의 결정에 대해 조선일보, 동아일보, 문화일보, 연합 뉴스, 경기, 강원 일보 등이 ‘4대강 사업 관련 이유, 국고지원 사업 포기’로 보도해 지역에 큰 논란이 일고 있다(2010년 8월 4일 각 일간지 기사 참조).
진상은 보도와 크게 다르다. 이번 사안은 지자체들의 제안을 정부가 심사해 극히 제한된 지자체를 선정해 사업비를 지원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마치 고양시가 지원받기로
결정된 상태에서 최성 시장이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반대하여 전임 시장이 추진하던 창릉천 복원사업을 백지화한다고 보도한 것은 왜곡에 가깝다. 이 사업이 하천 생태계와 환경 훼손을 야기할 가능성이 매우 높고, 사업비를 지원받더라도 지자체가 별도로 부담할 비용과 지속적인 사후 유지관리 비용을 감안할 때 타당성이 미흡하다고 판단해 최성 시장이 담당 공무원,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내린 결정임을 언론은 제대로 전하지 않았다.


북한산에서 발원하여 고양시를 관통해 한강으로 흘러들어가는 창릉천은 공릉천과 더불어고양시를 대표하는 아름다운 자연하천이다. 다만 급격한 도시팽창과 난개발로 인해 일부 구간에서 오염되고 유량이 부족한 경우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정부가 내세우는 ‘물 순환형 수변도시 조성사업’이란 이름과 달리 대부분 자연성을 유지하고 있는 창릉천을 서울 청계천과 같은 인공수로로 만들겠다는 것과 같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을 통해 확보된 한강물을 전력 에너지를 들여 거꾸로 끌어올려 쏟아 부음으로써 겉보기에 그럴 듯하게 치장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는 진정한 창릉천 복원을 이룰 수 없다. 이는 창릉천이 지닌 특성과 지역사회의 소망을 반영하지 않은 졸속 사업으로서 전면적인 재검토와 개선이 필요한 사업이다.
이에 우리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창릉천 복원 논란이 창릉천은 물론 고양시의 전체 하천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계기로 승화되기를 바라며 고양시와 시민들에게 다음과 같이 제의한다.

첫째, 창릉천 복원은 창릉천의 특성을 최대한 반영하여야 한다.
창릉천은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구간의 대부분이 고양시를 흐르며 역사적인 전승 유적인 행주산성의 덕양산 자락을 휘돌아 한강과 만난다. 오랜 세월 주민들의 애환과 지역의 문화, 역사의 향기를 간직한 고양의 보물 하천이다. 복원을 구실로 창릉천을 서울시의 급조 인공물길 청계천처럼 획일적으로 개발하는 어리석은 실수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둘째, 시민의 소중한 세금을 절약하는 지속가능한 하천 관리 방식을 강구해야 한다.

물은 위에서 아래로, 높은 곳에서 낮은 곳을 향하여 흐르는 것이 자연의 법칙이며 순리다.
지방하천 ‘복원’의 모범으로 정부와 다수 지자체가 꼽고 있는 서울 청계천의 경우 유지비로 연간 80억 원이 들어간다. 기후변화 시대에 에너지를 허비해가며 하류의 물을 상류로 끌어올려 흐르게 하는 것은 하천복원이 아니다. 물을 끌어오기 위한 관로와 펌프시설, 인공 수로에 많은 예산이 들어갈 뿐 아니라 완공 후에도 유지 관리비를 계속 써야하는 사업에 고양시가 신중을 기하는 것은 시민의 세금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현명한 자세로 평가받아야 마땅하다.

셋째, 하천 살리기는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원칙으로 삼아야 한다.

자연하천의 원형을 무시한 채 하천이 숨 쉴 공간인 둔치에 획일적으로 체육시설과 과도한 인위적 조경, 생태통로 개념을 망각한 산책로와 자전거도로를 설치함으로써 자연하천을 조경하천으로 전락시키는 것은 실적주의 전시행정이며 명백한 자연환경 파괴일 뿐이다.

넷째, 환경과 생태계 보전 대책을 면밀하게 강구해야 한다.

창릉천은 천연기념물 제327호인 원앙을 비롯해 백로, 왜가리, 오리류, 독수리, 너구리, 고라니, 삵 등 야생 동물과 식물의 서식지로서 생태적가치가 높은 곳이다. 성급한 하천복원 사업은 자연의 생명을 위협하고 생태계 파괴를 빚는다. 고양시는 조급한 실적주의에 사로잡히지 말고 장기간에 걸쳐 정밀한 하천생태조사와 보전 대책을 세워서 성실하게 실행하라.

다섯째, 창릉천 주변 서울시 혐오시설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고양시에 자리 잡고 오랜 세월 지역민에게 고통을 끼쳐온 서울시 분뇨처리장 등의 혐오시설에 대해 서둘러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고양시는 전시성의 손쉬운 하천 조경사업 유혹에 좌우되지 말고 서울시와 협의하여 창릉천 주변 서울시 혐오시설을 내보내고 토지를 고양시민들에게 돌려줄 수 있는 대안을 마련, 고양시는 서울시의 오물처리장이 아님을 서울시에 강력하게 주장하여야 한다.


우리는 서울시의 청계천 조경물길이나 정부의 이른 바 ‘4대강 살리기’ 사업과 같이 지속가능하지 않으며 미래 세대에게 부담만 끼칠 겉치레 창릉천 복원을 단호히 거부한다. 정부는 4대강 사업을 중단하고 국민의 소리를 들어야한다. 고양시는 시민의 참여를 바탕으로 창릉천에 대한 면밀한 실태조사와 생태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지역의 역량을 모아 창릉천을 친 환경 생태하천으로 살려내는 데 최선을 다하기를 촉구한다.



하천은 지역의 자연과 생태, 역사와 문화가 흐르는 지역의 보물이다. 창릉천을 비롯해 고양시의 18개 지방하천과 59개 소하천이 모두 생태하천으로 살아나고, 시민은 아름다운 하천을 지키며 겸허하게 다가갈 수 있는 날이 오기를 우리는 소망한다. 고양시가 올바른 하천 살리기에 노력하면 우리나라에서 으뜸가는 지속가능 지방자치단체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하며 이를 위해 우리는 시정을 관찰, 감시, 견제, 조언하는 시민환경단체의 역할에 충실할 것임을 다짐한다.


2010년 8월 10일

고양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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