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군사활동과 환경문제에 관한 국제워크샆을 다녀와서

관리자 0 5,465 2017.01.05 17:20
작성자사무국작성일2004-08-31조회수1633
제 목제2차 군사활동과 환경문제에 관한 국제워크샆을 다녀와서

"2004년 8월17일부터 20일까지 4일간 수원과 매향리 농섬에서 치러진 '군사활동과 환경문제에 관한 제2차 국제 워크샵'행사에 참가하고 왔습니다. 일본을 비롯한 필리핀, 미국, 네팔 등 10여명의 외국인과 경기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과 간사님들과 함께 했습니다.


첫날은 외국손님들 숙소배정하고 저녁식사하면서 익숙해지기 연습을 했습니다. 순전히 단어로만 이어진 영어로 의사를 전달하고^^ 통역이 끝나길 그렇게 간절히 기다려 본 적이 없었습니다. (공부해야겠다. 정말로...)


둘째날. 아침부터 비가 올 듯 말 듯 하더니
입구에 현수막을 막 걸려고 할 때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흠뻑 젖어서 간신히 현수막을 설치하고 워크샵에 참석했습니다.

우선 전만규 매향리 대책위원장님은 매향리 미군기지 현황과 그동안의 활동에 대해서, 평택 김덕일 농민회장님은 오산미군비행장의 소음피해와 새로운 미군기지이전 확장에 관한 내용, 파주 김관철 녹색환경모임 대표님은 스토리사격장의 주민피해사례에 관해 소상히 말씀해 주셨습니다.

두번째 세션에서는 오끼나와 환경네트워크 마끼시님의 산호초가 아름다운 오끼나와 헤노코의 미군기지의 현황과 해상기지건설의 문제점과 주민들의 활동 등을 소상히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듀공이라는 물개 비슷한

동물이 원고가 되어 미국 럼즈펠드 국방장관이 피고가 되는 소송을 진행중이라는 재밌는 내용도 곁들여 주셨구요.
그리고 필리핀 미군기지 클린업 민중행동의 알렉산더 락손 님은 이제는 철수한 수빅 해군기지와 클락 공군기지의 오염사실을 설명하며 현재 힘든 소송을 진행중이라는 소식과 함께 미군기지가 철수하기까지의 여러 가지 얘기를 들려주셨습니다.


셋째날, 미국 사울 블룸 아크에콜로지 사무총장님은 미국과 필리핀에서 환경관련법의 영향력과 국제연대활동에 관해 풍부한 경험을 말씀해 주셨고, 보건의료단체연합의 우석균 정책실장님은 소음으로 인한 피해가 어느정도인지 통계수치와 사례들을 통해서 설명했는데, 솔직히 많이 놀라울 정도로 심각했습니다.


워크샵 내용만도 무지 많네요.. 이정도에서 정리하고 넷째날 매향리 농섬방문현장을 스케치해드리겠습니다.

버스를 타고 우선 오산의 미군비행장을 잠시 들렀다가 이동한 아주 한적한 시골마을. 마을입구에 있는 ‘쿤니사격장’을 보며 그저 그렇게 있나보다 했습니다.

해변에 도착해서 전만규위원장님이 준비하신 칼국수로 점심식사를 하고 농섬으로 들어갈 준비를 했습니다. 갯벌너머로 보이는 섬은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 있었고 새삼 이렇게 가까운 곳에 폭격을 한다는 것이 끔찍해 보였습니다.

여차저차 준비한 고무장화를 신고 갯벌을 가로질러 농섬으로 걷는 중 미국 훈련기가 공중에서 선회하길래 일상적인 비행연습인가보다 했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오전에도 두차
례 폭격연습을 했고, 우리가 들어가던 그 시간에도 폭격을 하러 왔다가 그냥 돌아간 것 이란 얘기를 듣고는 무섭기보다는 어이가 없다고나 할까?

농섬의 몰골은 초췌했습니다. 골격만 앙상한 차와 컨테이너의 뼈대와 주민들이 모아놓은 불발탄들, 그리고 탄피들, 섬 저편에 꽂혀있는 포탄들은 우리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섬의 맨위는 잡초가 무성하고 방아깨비 등이 돌아다녀 끈질긴 생명력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농섬에서 나와 마을회관으로 향했고, 준비된 사물놀이가 펼쳐졌고, 잠시 응시하다가 눈을 돌렸을 때 눈에 들어오는 불발포탄들, 벌겋게 녹이 슨 내 키만한 불발포탄들이 마을회관 주변을 채우고 있었습니다. 푸른 들녘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녹슨 포탄들. 마을회관 안은 박물관이었습니다. 지금까지 다녀간 이들의 흔적과 대자보들이 가득 채웠져 있었고, 한쪽 구석엔 경찰방패와 봉이 덩그러니 놓여 있었습니다.

마을주민들이 준비한 음식을 먹으며 일행소개와 친목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마지막날 매향리에서의 일정은 많은 경험을 주었습니다.
이 글을 통해 매향리 주민들의 희생과 노력에 감사를 드리며, 끝까지 저희를 보살펴 주시던(?)^^ 정보과형사님들의 노고에 경의를 표합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파주의 스토리 사격장에도 방문해 보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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