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1월 23일 역사탐방 및 철새탐조

관리자 0 5,020 2017.01.05 16:19
작성자고양환경운동연합작성일2003-12-16조회수1611
제 목2003년 11월 23일 역사탐방 및 철새탐조
"가을과 겨울을 이어주는 작은통로가 11월이라는 어떤이의 목소리가 새삼 마음에 와 닿는다. 깊어가는 가을을 안타깝게 보내면서 새로운 계절을 맞이하는 분주한 마음이 11월에 담겨 있음을 알 수 있는 말이다.


11월 23일 일요일 아침, 달게 자는 아이들과 몇차례 입씨름을 한 후 아이들과 첫 번째 만남의 장소인 덕양구청에 도착했다. 일요일 아침의 이른 시간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거리에 수북히 쌓여 있는 낙엽탓인지 한적하다 못해 을씨년스러워 보였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밝게 웃으며 인사하시는 회원님들의 모습을 보니 어느새 마음에서 온기가 솟아났다. 철새 탐조 강의를 해주실 한국자연환경연구소의 신화용씨를 만나니 한층 마음이 든든하였다.
두 번째 만남의 장소인 일산구청으로 이동하는중에 계절탓인지 감기에 걸려서 참석하지 못하시겠다는 몇 가족의 전화연락을 받았다. 오시겠다는 회원님들이 보이지 않아 섭섭하였지만 철새탐조는 인원이 적을수록 스코프를 더 볼 수 있다는 위로 아닌 위로의 말을 들으면서 자운서원으로 향하였다.

자운서원은 파주시 파주읍 동문리에 위치하고 있으며, 율곡 이이와 신사임당의 유품과 유물이 전시되어있고 묘소, 서원과 공원이 정비되어 있었다. 우선 서원안에 마련된 율곡기념관을 둘러보았다. 그곳에서 봉사하시는 선생님의 자세한 도움으로 기념관에 전시되어 있는 유품등의 자세한 소개를 받았다. 오죽헌에 소장되어 있는 유품과 개인 소장품을 복제한 것을 전시해 놓았다고 한다.
이이선생의 덕을 기리기 위하여 세운 묘정비로 이동하여 김성호 의장님의 자세한 역사 강의가 시작되었다. 이이선생과 신사임당등 일가 13묘가 안장되어 있는 묘소도 둘러보았다. 부모보다 자식의 묘가 위에 안치되어 있다고 하여 이곳을 역장묘라고 설명해 주셨다. 묘소에 올라가 직접 확인해 보니 이이 선생의 묘보다 신사임당의 묘가 아래에 있었다. 다른 곳에서 이장해 와서 이런 형태를 이루었다고 한다. 묘의 위치가 풍수지리학적으로 잘못 되어 있는 상황에 대해서 이이 선생이 그 시대에서는 제대로 인정받지 못함을 엿볼 수 있다고 설명해 주셨고 후손들에 의해서 덕망과 학식이 인정받게 되었음을 미뤄 짐작할 수 있었다.


임진강변에 있는 황희정승이 만년을 갈매기와 더불어 보내셨다는 반구정으로 향하였다. 차에서 내리는데 하늘위로 독수리들이 한무리 날고 있었다. 모두들 신이나서 쌍안경을 들고 바라보았다. 책이나 텔레비전에서만 보던 독수리를
육안으로 보니 다른 새와 달리 위엄이있어 보였다. 날개짓도 하지 않고 감시하듯 떠 있는 모습이 정말 아름다워 보이기 까지 했다.
반구정 누각에 올라가서 스코프 2대를 설치하고 철새를 찾아 보았으나 물떼가 안맞아서 그런지 너무 먼곳에 몰려있었다. 안타까운 마음으로 거리조절을 해 보았지만 자세히 볼 수는 없었다. 한두마리의 움직임이 있을 때마다 너나없이
환호성을 내지르며 비록 많은 새를 볼 수는 없었지만
마음만은 모두들 흥분돼있었다.

조금은 추운 듯 했지만 양지바른 곳을 찾아서 맛있게 점심식사를 하였다. 점심식사후 황희정승의 제사를 지내는 영당지에 대하여 설명을 들었고, 본격적인 철새 탐조에 나섰다.



문산방향으로 이동하는 중에 철새 탐조하기 좋은 곳을 찾았다. 흰기러기, 흰뺨청둥오리 등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군인차량이 다가와서 이곳은 군사보호 지역이라서 탐조를 할 수 없다고 했다. 5분정도의 시간을 겨우 얻어서 아이들과 스코프를 통해 자세히 볼 수 있었다. 차량이동중에는 신화용 강사님의 철새이야기를 재미있게 들었다. 겨울 철새는러시아에서 추운 겨울을 보내기 위해 우리나라에 날라오는 새들을 말한다고 한다. 평상시에는 그냥 무심히 지나쳤던 새들조차 강사님의 설명을 듣고 관찰해 보니 한 마리 한 마리가 새롭게 보였다.
하늘을 날아가는 기러기떼를 보면 V자 형태로 날아간다. 그것은 멀리 날아가기 위해 기류의 저항을 적게 받으려고 그렇게 난다고 한다. 청둥오리가 얼음위에 서 있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는데 동상이 걸리지 않는 이유도 설명을 해주셨다. 오리의 체온은 사람보다 높아서 38도에서 40도라고 한다. 그러나 오리의 발과 몸은 서로 온도가 다르다고 한다. 발에서 서서히 온도가 높아져서 몸으로 가면 갈수록 높다고 한다. 그래서 발의 온도는 낮아서 동상에 걸리지 않고 겨울을 날 수 있다고 설명해 주셨는데 들으면 들을수록 신기하였다.

생태답사를 하면 할수록 느끼는 것은 인간 혼자만이 사는 것이 아니라 동,식물과 더불어 자연과 어울려 사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배우게 된다. 겨울을 나기 위해서 멀고먼 러시아에서 날아오는 겨울철새들을 볼 때 우리들이 해야할일이 무엇인지 생각해 본다. 우리가 외면해 버리고 도래지를 보호하지 않는다면 철새들은 우리에게 결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Comments